옛날부터 우리는 음식을 버리면 죄 받는다는 등, 음식을 남기지 않아야 복 받고 잘 산다는 등의 농본주의 사상에 입각하여 음식의 대표격인 쌀을 아끼는 이러한 부류의 말들에 익숙해 있고 우리의 어른들 특히 어머니들은 근검과 절약을 최대의 미덕으로 알고 있어서 음식을 남기면 항상 모아서 밥을 비벼 먹든가 식어서 굳어진 밥이 있으면 끓여서 홀로 드시기도 하였다.



이런 전통적인 사상의 발로 때문일까? 최근 일부 음식점들이 손님들이 남긴 음식을 버리지 않고 다시 다른 손님상에 놓거나, 아니면 음식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있음이 조사 결과 밝혀졌고, 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정청은 비위생적인 음식물 취급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일부 음식점의 잔반 재사용 및 비위생적인 음식물취급에 대한 단속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오늘 밝혔다.

여든 여덟번의 손이 간다고해서 붙여졌다는 쌀 미()자에서 보듯이 농부의 쌀에 대한 애착은 대단한 것이었고, 농자 천하지대본이라든지 사농공상이라는 말이 있듯이 선비 다음으로 농부가 가장 정직하고 바람직한 직업으로 여겨왔던 우리의 유서 깊은 전통에 근검절약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며 과거 배고팠던 시절을 뼈속 깊이 기억하고 있는 우리의 식당 주인 아주머니에게는 아무리 더럽고 하찮은 음식물이라도 그 음식물을 버리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자책감에 함부로 음식물을 버릴 수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 식당 주인 아주머니의 가족들은 과연 이런 음식을 먹었을까? 남들이 먹다 남은 국물에 찌든 밥을 하수구 인근에서 썩썩 물에 비벼 빨아서 이것을 누룽지로 만들어 가족들에게 먹었을까 하는 것이다.

문제의 본질은 바로 이것이다. 식당 주인이 쓰레기 음식을 가족들에게도 똑같이 먹였다면 이는 그 쥔장의 과거 어려웠던 기억 및 진정 음식을 아끼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무지의 소치에서 발현된 지극히 단순한 행동일 뿐이나, 자신의 가족에게 먹이지 않는 더러운 음식을 손님들에게 먹였다면 이는 손님을 기망하여 금전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므로 당연히 사기죄에 해당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 지속적으로 신경을 쓰고 단속을 하겠다고 하니 반갑기는 하나 과연 그 단속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아무리 단속을 하여도 의도적으로 하는 행동을 막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앞으로 실효성 있는 단속이 이루어지고 음식점 주인들의 의식이 개선되어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고 믿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자신도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이다. 연간 음식물 쓰레기가 몇 톤이니 하는 뉴스와 오늘날의 쓰레기 재활용 음식은 전혀 무관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우리 모두가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여서, 즉 싹싹 긁어서 다 먹는다면 쓰레기 재활용 음식도 원천봉쇄 되지 않을까 하는 순진하면서도 가장 현실성 있는 착각에 빠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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